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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이의 10살 생일

결실한 포도나무 2011. 7. 23. 23:19

2002년 7월 23일.

우리 둘째 아들, 딸같이 이쁜 성연이가 태어났습니다.

아픈 성휘 하나 열심히 키우려고 둘째는 생각도 안했는데

정말 예상치(?)도 못한 임신으로 얼마나 당황을 했는지..

류마티스 약을 먹다 위가 너무 아파 임의로 끊은지 얼마 안되 생긴 아이라

담당의사는 독한 류마티스 약 때문에 아이가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며 나한테 화를 내고

내가 먹었던 약 하나하나 이름을 적어와 약대 다녔던 친구한테 전화걸어 확인해보기도 하고

급기야 아산병원 산부인과 찾아갔더니

큰 아이가 문제가 있으니 15번 염색체 검사해보자 해서 임신 12주째 정도에 '융모막 검사'라는

정말 힘든 검사도 했습니다.

그 검사가 끝나고 검사 후유증으로 혹시 모를 유산 여부를 보기 위해 초음파를 봤을 때

꿈틀꿈틀하며 올챙이같이 작은 몸으로 살아있음을 보여주던 기특한 아이.

나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르 흘렸습니다.

아픈 아이, 하나도 키우는데 둘도 못키우랴.

하나님이 주셨으니 하나님께서 키워주실거라는 생각이 들자

어디서 그런 담대함이 나왔는지, 그 다음부터는

아이에 대해 그닥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임신일 줄 몰랐을 때 너무도 생생한 태몽을 꿔서

아이 갖길 간절히 원하는 동학년 후배 선생님 꿈을 꿔줬나? 했었는데

그게 우리 성연이 태몽이었고

태어나던 날 아침

정말 멋진 태몽을 꾸어서

태어날 아이가 참 귀하고 잘생겼을 거라 생각이 들었었지요

비록 2.5kg, 49cm의 작고 조막만하게 태어났지만

35세 노산 치고는 인큐베이터에 안들어간 게 어딘지...

너무나 고맙고 예쁘고 사랑스런 성연이를 낳고

병원에서 1주 조리원에서 2주 조리하고 나서는

류마티스도 거의 증상이 없고 20대와 30대를 너무너무 아프게 지냈던 내가

오히려 성연이를 낳고 나서 더 건강해진 것을 보면

성연이는 정말 너무 고마운 아들입니다.

무엇보다도 의사선생님들의 염려와 달리

손가락 발가락 10개, 염색체 이상도 없고, 이목구비도 얼마나 반듯하던지...

정말 하나님이 주신 보너스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성연이가 무럭무럭 자라 벌써 10살이 되었습니다.

말대꾸도 잘하고 까칠하기가 말할 수 없고 입맛도 예민해서 바로 한 밥이 아니면 먹지 않아

힘들게 할 때도 있지만

까륵까륵 웃어가며 엉뚱발랄,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어

얼마나 감사한지...

 

아빠가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 주었습니다.

성휘, 성연이 낳고 난 왜 그렇게 미역국이 싫었는지

총 10번도 다 먹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연이는 요즘 키가 크려는지

아빠가 끓여주신 미역국을 밥 말아서 뚝딱 다 먹어치웠습니다.

 

 

그저께 친구들 만나러 뉴코아 갔다가 사온 아이스크림 케잌.

성연이가 한 여름에 태어나 그냥 케잌보다 아이스크림 케잌을 산 적이 더 많습니다.

진열되어 있던 아이스크림케잌 중 가장 이쁜 것 골라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자

성연이가 참 행복해 합니다.

성연이의 저 눈웃음과 한쪽 보조개를 정말 살살 녹습니다. ㅋ

 

일주일 전부터 컴퓨터 바탕화면에 자신의 생일을 알려주던 성연이

드디어 촛불 10개를 훅 하고 불면서 오늘의 주인공임을 자축합니다.

아... 아침이라 속옷차림... ^^;

 

 

정면에서 본 아이스크림 케잌

너무나 사랑스러운 작은 케잌 4개가 모였습니다.

 

팬티만 입을 채로 아이스크림 먹는 성연이 ㅋ

 

점심때는 전에 한번 갔었던 스파게티 전문점에 갔습니다.

부평 역 근처. 작지만 아담하고 사랑스런 소품들이 앙증맞았던 곳.

전에 어린이날 갔었는데 난 그때 오빠 병원에 가느라 남자들 셋만 갔었다가

맛있어서 다시 한번 온 것입니다.

마냥 좋은 아빠와 성휘.. ㅋ

 

그리고 잘 생긴 성연이.

 

 샐러드와 마늘빵과

  다양한 종류의 스파게티와

 아빤 스파게티 아닌 스테이크를 시켰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신발을 생일 선물로 사 주었습니다.

여름이라 운동화 신고 다니기에 넘 덥고

무엇보다 작년에 신었던 샌들이 작아 신을 수가 없었습니다.

키보다도 계절마다 치수를 늘려줘야 할 정도로 두 녀석 다 발이 쑥쑥 큽니다.

성휘와 성연이가

저 신발을 신고 밟을 땅마다 거룩한 땅이 되길..

두 아이가 딛고 선 땅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귀한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성연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엄마, 아빠, 형아와 작지만 이쁜 추억 하나를 떠올릴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