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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쓴다 -천양희

결실한 포도나무 2012. 6. 27. 23:26

너에게 쓴다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진 자리에 잎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詩.천양희



시집<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