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학

선운사에서 -최영미

결실한 포도나무 2012. 6. 4. 20:52

선 운 사 에 서

최 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도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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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메쯤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