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여행

프랑크프르트에서 인터라켄 가는 길

결실한 포도나무 2011. 7. 22. 23:20

 벌써 일년 전...

언니네서 머물다 드뎌 두렵고 떨리는 두 아들과의 배낭 여행. 그 첫걸음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이체(ice)라 불리우는 유레일을 처음 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언니가 지겐역까지 데려다 주고 하랄드가 지겐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동행했었다(그건 나중에...)

 

타임 테이블을 닳도록 봤지만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 열차를 타는 것으로 성휘, 성연이와의,

몰라서 무식한, 무식해서 용감한 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기차는 정말 깨끗하고 넓었다. 한쪽은 혼자 여행온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의자 하나가

다른쪽은 두개씩 마주볼 수도 있고 앞으로만 볼 수 도 있도록 되어 있었고

테이블도 있었다.

나중에 보니 1등석에 유리로 칸막이가 되어있는 곳도 있었다.

유레일 패스는 1등석이라 마음대로?!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았다.

타고 있는 사람이 몇 없었는데 이래도 운영이 될까? 싶었다.

테이블은 접었다 폈다 하며 넓이 조절이 가능했다.

 

이모가 싸준 김밥을 먹는 성휘와 성연이...

내가 한국에서 가져간 김과 검은 쌀을 넣어 만든 것..

단무지가 한국에 있는 것 같지 않은 맛이라 좀 그랬지만

그래도 참 맛있었다.

 

 

창밖을 보면 참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안은 참 편안했다. 성연이 옆에 써있는 ICE를 "이체"라고 읽는데

성휘는 저걸 '아이스'라고 읽어서 모두 깔깔 웃었다.

아이스가 맞긴 하다. ㅋ

 

열차를 타고 좀 가니 물티슈와 코코넛 맛이 나는 작은 과자를 사람 수대로 주었다.

안내하는 언니? 아줌마?  같은 분이 주셨는데

맛은 흠... 뭐 그냥 그랬다.

 

멀리 벽에 이 열차의 속도가 순간순간 변하며 찍혀 있는데

내가 찍었을 때는 245km를 가리키고 있었다.

평소에 고속도록에서 140 놓고 가기도 힘든데 245키로라니...

정말 무서운 속도이다. 그런데 안에서는 정말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의자 밑에는 충전을 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었다.

열심히 카메라 충전을 하고 핸드폰도 충전했다.

나중에 인터라켄에서 내렸을 때 저거 꽂아놓고 빼지 않고 온줄 알고

얼마나 당황을 했던지...

내가 그만큼 너무너무 긴장을 하고 있었다.

두녀석 잃어버리면 안되고, 예약한 호텔을 잘 찾아갈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ㅠㅠ

 

독일을 거쳐 스위스 입성.

한 나라에서 나라로 이동하는데 비행기와 배만 가능한 우리나라에서

강원도, 충청도 가듯 저렇게 나라간 이동이 가능하다는게 신기했다.

여긴 스위스의 수도 바젤...

여행 계획 세울때 바젤도 잠깐 들러볼까 했다가 말았던 곳..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우리 칸에는 우리밖에 없었다.

옛날에 은하철도 999를 보며

그렇게 큰 열차에 철이와 머리 긴 어여쁜 공주만 타고 있는게 참 신기했는데

여행 내내 쿠셋이란 야간 열차 빼고는 저리 텅텅 빈 열차를 참 많이 탔다.